사회복지실천 질적 평가의 절차와 방법

사회 문제에서 사회적 욕구로

이성은 | 입력 : 2019/11/14 [14:59]

▲     © 김남웅



 

사회복지실천 질적 평가의 절차와 방법

 

1. 언제나 출발점은 욕구

 

1) 사회문제 확인

 

특정한 문제를 사회문제로 규정하는 기준은 다수의 사람들이 그것으로부터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고, 그 원인이 사회적이며, 다수의 사람들이 또는 소수의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그 해결을 원하는가 등이다.

 

2) 사회문제에서 사회적 욕구로

 

사회복지사는 개별적 욕구를 가지고 찾아온 클라이언트를 만난다. 초기 사정의 과정에서 그 욕구가 사회적 욕구인지 확인을 하여 우리 기관에서 감당해야할 사회 문제인지 판단하는 절차를 겪게 된다.

 

클라이언트는 사회문제를 개인화하여 욕구로 경험하고 사회 복지 기관을 찾는다. 사회적 욕구와 사회 문제는 사실 개념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루스와 알트슐트(1995)는 욕구를 현재 상태와 바람직한 상태의 차이로 보고 있고, 머튼과 니스벳(1976)은 사회문제를 현재 상태와 바람직한 상태의 인지된 차이라고 보고 있다. 욕구와 사회문제의 정의가 동일하다. 다만 사회 문제는 욕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느정도 수렴되고 합의될 때 나타나는 것이다.

 

사회문제를 사회적 욕구로 전환하여 생각하기가 매우 어렵다. 빈곤 문제는 자산이나 고용, 의식주에 대한 욕구를 가진 것으로, 장애와 차별의 문제는 통합 욕구를 가진 것으로, 학대 문제는 안전과 소속, 애정의 욕구를 가진 것으로, 약물 남용의 문제는 신체건강과 정신건강, 소속 욕구 등을 가진 것으로, 범죄문제는 건강한 자아정체감과 문제해결능력, 재활의 욕구를 가진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3) 욕구 사정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설, 즉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과 애정 욕구, 존중 욕구, 자아실현 욕구와 브래드쇼의 네 가지 욕구 차원, 즉 규범적 욕구, 인식된 욕구, 표현된 욕구, 상대적 욕구 등을 참고로 하여 욕구의 우선 순위와 중요성을 따져본다.

 

4) 욕구, 필요, 수요

 

사회복지 문헌에서 잘 설명하지 않는 개념들로 필요와 수요가 있다.

 

욕구는 대체로 기대와 실제 사이의 차이라고 개념화한다. 우리의 기대는 월 소득 500만원인데, 실제 소득은 300만원 일 때, 200만원 만큼의 욕구가 존재하게 된다.

 

필요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하고, 일을 하기위해서는 노동력이 필요하며, 노동력을 갖기 위해서는 신체건강과 직업기술이 필요하다.

 

수요는 구매력이다. 돈이 있어야 수요라고 말할 수 있다. 빈곤한 사람에게는 수요가 없다. 바우처나 상품권, 현금을 지급해야 수요가 될 수 있다.

 

배가 고프다는 욕구, 치킨을 먹고 싶다는 필요, 치킨을 살 돈이 있다는 수요이다.

 

경영학에서는 기업이 고객의 욕구를 간과하고, 필요에만 초점을 두는 것을 마케팅 근시안이라고 부른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바에만 초점을 맞추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임시방편적 처방만 내세울 수 밖에 없다. 정작 어르신들은 자아통합을 원하고 장애인들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원하고 있는데 말이다.

 

사회복지관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클라이언트의 다수는 저소득계층이므로 수요가 적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가가 그들을 대신하여 비용을 비불하고 있으므로 자격만 갖추면 모두 수요로 볼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짜장면을 사줄 때의 장면을 떠올려보라. 자녀가 짜장면값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짜장면을 먹을 권리가 없는가? 당연히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비스를 받는 모든 클라이언트는 소비자, 이용자로서 권리가 있는 것이다.

 

5) 욕구와 목표 사이

 

욕구를 목표로 전환시키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문제에서 목표로 가는 것이 더 쉽다. 학교 폭력이라는 사회문제를 가지고 왔다면, 학교 폭력을 없애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폭력적인 학생들의 충동성과 분노조절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이라는 사회문제는 건강한 학교 생활이라는 사회적 욕구로 전환되어야 한다.

 

욕구를 파악하기위한 질문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현재 어떤 어려움이 있으신가요라고 묻는다. 경청의 태도로 대답을 듣고, “어떤 점이 달라지면 좋겠어요?”라는 질문을 이어서 한다. 현재의 어려움과 바라는 바 사이의 차이점을 확인한 후,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오셨나요? 라고 다시 묻는다. 모든 클라이언트는 자신의 욕구를 다루어온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성공 경험과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대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지점을 찾아보고, 이를 개입의 목표로 삼으면 된다. 현재의 상황에 압도되어, 당장의 문제 해결이라는 근시안적 시야를 가질 가능성도 높다. 그런 상황에서는 클라이언트에게 현재의 조건을 잠깐 제쳐두고, 다시 묻는다. 현재 당면한 어려움과 관련해서 진짜 바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다.

 

강점 관점에서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전문가로 사회복지사를 상정하지 않는다. 자기 삶의 전문가인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자신의 열망을 드러낼 수 있도록 초대해야하는 것이다.

 

2. 목적과 목표의 재검토

 

1) 이론, 그리고 인과 가설과 프로그램 가설

 

클라이언트와 합의한 욕구를 충족시킬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가 전혀 떠오르지 않을 경우, 자신의 직감을 활용하게 되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론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론은 검증의 과정을 거쳐 개발되기 때문에 더욱 확실한 근거에서 실시하는데 도움이 된다.

 

거시이론으로서 기능주의이론, 갈등주의이론, 상호작용이론, 교환주의이론, 사회구성주의이론 등 거시적인 수준에서 사회변동의 원인을 설명하려는 거대 이론이 있다.

 

중범위이론은 특정 현상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려는 이론군이다. 범죄의 원인을 설명하는 아노미이론, 낙인이론, 사회통제이론, 빈곤문화론, 그리고 이상행동을 설명하는 정신역동이론, 심리사회이론, 행동주의이론, 인본주의이론 등이다. 이들 이론은 특정 현상을 설명하려는 과정에서 구성된 것이기는 하지만, 다른 현상에도 적용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미시적인 수준에서 현상을 설명하려는 미시이론들이 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 피아제의 인지이론, 행정학의 관료제이론, 경영학의 과학적 관리론, 심리학의 스트레스대처이론 등도 미시이론이다.

 

미시이론들을 개입에 적용하기 위해 만들어낸 틀을 실천모형이라고 부른다.

 

거시이론과 중범위이론들은 이미 포화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이론들이 자주 등장하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사회복지실천가들은 거시이론과 중범위이론을 숙지한 상태에서 미시이론을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현장에 대한 적용가능성을 시험해 봐야 한다.

 

만약 어떤 사회복지사가 학교 폭력 피해 청소년들에게 개입해야하는데, 그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낮은 자아존중감이고 욕구가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면, 자아존중감과 관련된 미시이론과 실천모형들을 찾아보고, 그중에서 청소년과 관련된 문헌들을 검색해봐야한다.

 

물론 현장에서 이러한 이론과 실천모형을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사회복지사들은 현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우수한 실천 사례에 대한 소문에 단편적으로 의존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직감만을 활용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보다는 안전한 접근일 수 있다. 그러나 특정 현장에서 검증된 실천이 자신이 속한 기관 환경이나 클라이언트 특성과는 불일치할 경우가 많을 수 있다. 단순하게 답습을 하면 자신의 업무 환경에 더 적합한 대안모색, 프로그램 가설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회복지기관과 사회복지사는 학회에 기관회원, 개인회원으로 가입하여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2) 목적과 목표

목적은 추상적이고 목표는 구체적이다. 목적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곳이고 목표는 눈에 보이는 표적이다. 사회복지실천가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문제와 욕구의 상황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목표를 설정해주기를 바란다.

 

실례 -

 

목표 : 학교 폭력 피해학생의 자아인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양적 세부목표 : 프로그램 종결 시점까지 로젠버그 자아존중감 척도를 기준으로 클라이언트의 자아존중감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향상시킨다

질적 세부목표 : 프로그램 종결 시점까지 면접과 관찰을 통해 수집한 자료와 그에 대한 범주화, 사전사후비교분석 결과를 기준으로 클라이언트의 자아인식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킨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차원은 탈목표지향 평가가 있다. 탈목적 지향평가는 목표와 무관한 개방적 질문 또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찰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 학교 폭력 피해학생의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입을 했는데, 자아정체감이나 문제해결능력, 사회성, 자기주장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이런 결과들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추적해서 파악해야 한다면, 이전에 적어놓은 기록들이 필요할 것이다.

 

3) 목표의 중요성

 

목표는 사회복지실천의 핵심이다. 목표가 없거나 불분명하면 사회복지실천은 무의미하거나 무책임한 행동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개입을 어떤 표적을 향해, 왜 하는지는 분명하게 이야기해야한다.

 

평가라는 차원을 위해서도 목표는 가장 중요하다. 평가는 목표 달성 여부와 정도를 파악하는 일이다. 목표가 분명해야 확실한 평가가 가능하다.

 

3. 개입의 대상 확인하기

 

1) 클라이언트 선정하기

 

최종 클라이언트 집단을 선정할 때, 몇 가지 사항을 유의해야한다. 첫째 크리밍이다. 목표를 달성하기에 수월한 클라이언트들만을 선정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둘째 접근성의 원칙을 유의해야한다. 욕구는 있지만 여러 이유로 기관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사회복지기관에 수시로 찾아오는 이용자들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웃리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높은 수준의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접근을 하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클라이언트 선정의 원칙은 지켜져야한다. 외부기관 재정지원을 받는 경우, 모집이 되지 않으면 자격 기준을 낮추거나 범위를 넓히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 나름대로 정당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론적으로 볼 때 적절한 일은 아니다. 프로포절을 갑작스럽게 작성하면서 급히 욕구조사를 수행하거나 생략하기 보다는, 클라이언트의 욕구에 관심을 가지고 미리 조사하거나 잠재적인 참여자를 가늠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이를 반영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한다.

 

2) 클라이언트 이해하기

클라이언트를 개별적으로 집단적으로 그리고 일반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 이해란 클라이언트가 속한 인구사회학적인 일반 집단에 대한 이해를 말한다. 또한 집단적으로 클라이언트 집단의 특성과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별적으로 클라이언트의 강점과 발달단계 등 개별적 이해가 있어야 한다.

 

집단 대상 사회복지 실천에서는 개별화가 쉽지 않다. 집단 내에서 개인들의 개별화된 목표를 설정하고 측정하고 분석하는 작업은 어렵다. 일지를 작성하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닌데, 프로그램 중에 진술한 말을 일일히 기록하고 행동을 관찰해서 분석하는 일은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복지실천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 정도 이다. 하나는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통해 집단 상호작용 뿐만 아니라, 개인 클라이언트들의 말과 글, 행동을 분류해서 기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두는 것이다. 회기가 끝난 후 약식으로 기입하고 나중에 시간 날 때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 있도록 한다. 다른 하나는 별도의 기록원을 두는 것이다. 사회복지 전공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하여 진행 보조도 하고 기록도 하게 되면 교육 효과도 있을 뿐 아니라, 사회복지사의 기록 업무를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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